1. 시설, 그리고 시설
1) 시설
시설은 단체 생활 하는 집단 수용소입니다.
시설 생활은 곧 단체 생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입주자를 단체로 움직이는 일이 있습니다.
시설 입주자는 단체 생활 시켜도 된다는 듯, 단체로 관리 통제할 수밖에 없다는 듯, 단체 생활이 이상할 게 없다는 듯…
수시로 집단 활동을 벌입니다.
프로그램이라는 미명하에 집단 활동을 아예 대놓고 일상화하기도 합니다.
수시로 또는 일상적으로 집단 활동 프로그램을 하니
입주자가 자기 일상을 프로그램에 맞추기 쉽습니다. 그렇게 유도 규정 통제되는 겁니다.
입주자 개개인이 저마다 자기 삶을 살아가기는커녕 자기 삶을 꿈꾸거나 원하지 않게 되기도 합니다.
집단 활동 프로그램을 하니 생활지도원이 입주자의 삶을 개별 지원하기 어렵습니다.
프로그램이라 하니 그럴싸하지만 실은 단체 생활을 호도하거나 합리화하는 것인지 모릅니다.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위축시키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입주자가 자기 삶을 생각해 보지도 못하거나 체념하고 순응 안주하게 되는 건 아닌지 두렵습니다.
2) 그리고 시설
① 시설은 주택입니다. 지역사회 주택 가운데 하나입니다.
여느 주택과 마찬가지로 시설 주택도 위치와 형태는 다양한데,
어디에 있든 어떤 형태이든 단체 생활 하는 곳은 아닙니다.
도심에 있든 산속에 있든,
주사무소의 주소지 안에 있든 밖에 있든,
한 주택에 몇 집이 있든, 한 집에 방이 몇 개이든, 한 방에 몇 명이 살든,
공간이나 세간을 따로 쓰든 함께 쓰든
여느 주택과 마찬가지로 생활 단위는 개별 입주자입니다.
② 시설은 정부가 주거 관련 비용을 얼마쯤 지원하는 사회주택입니다.
정부가 무엇을 얼마나 지원하든
여느 사회주택과 마찬가지로 그 생활 단위는 개별 입주자입니다.
③ 시설은 ‘일상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들어 사는 사회주택’입니다.
일상적으로 필요한 도움이 무엇이든,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일로 어떤 도움을 얼마나 받든 생활 단위는 개별 입주자입니다.
여러 사람이 한곳에 살기에 개개인의 권리나 사생활에 얼마쯤 제약이 있고 독립성에 한계가 있지만,
한 기관 한 사회사업가가 여러 명을 돕기에 개별화에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단체 생활 하는 곳은 아닙니다.
각각 다른 도움을 받으며 자기 생활을 하는 ‘자기’ 집입니다. 입주자 그 사람의 집입니다.
여느 주택과 마찬가지로 가구마다 따로 자기 생활을 하는 곳인데, 정부나 사회가 주거비를 얼마쯤 지원하는 사회주택이라, 입주 자격을 제한하여 ‘일상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들어 산다는 점, 그래서 일상적으로 도와줄 사회사업 기관이 딸려 있다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2. 탈시설, 그리고 탈시설
1) 탈시설
① 시설기관 주 사무소 주소지 안(원내 주택)에서 밖(원외 주택)으로 이사함
② 시설기관과 생활지도원이 돕는 시설에서 자립생활센터와 활동보조인이 돕는 시설로 옮김
* 시설은 일상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들어 사는 사회주택입니다. 필요한 도움을 일상적으로 제공한다는 점, 정부나 사회가 주거 관련 비용을 얼마쯤 부담한다는 점, 이 두 가지가 시설 개념의 핵심 요소입니다. 그러므로 일상적으로 필요한 도움과 주거비 지원을 받으며 거주하는 곳이라면 뒤의 거처도 시설입니다.
③ 타 시설로 옮기지 않고 현 시설에서 퇴거함
* 이사한 주택에 상주 또는 전담하여 일상적으로 도움을 제공하는 인력이 없거나,
주거비를 정부나 사회의 지원 없이 당사자가 모두 부담한다면 여기에 해당합니다.
④ 기존 시설 입주를 방지함 = 기존 시설 대체 수단을 제공함
⑤ 기존 시설을 없앰 = 시설 폐쇄
* 기존 시설의 개념 또는 범위, 곧 기준이 모호한데, 장애인복지법상 거주시설 같은 외형을 획일적으로 적용할듯...
자립생활시설까지 포함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2) 그리고 탈시설 - 독립가구, 독립생활
가구는 저마다 따로 자기네 생활을 꾸려 나가는 사람들의 ‘독립적 주거 공간’ 또는 ‘독립적 생활 단위’입니다.
가구마다 따로 생활합니다. 다른 가구와 함께 집단으로 생활하지 않습니다.
주거 공간이 시설 주 사무소 주소지 안에 있든 밖에 있든 마찬가지입니다.
집 한 채나 방 하나를 단독으로 쓰든 다른 가구와 함께 쓰든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입주자가 한집 한방에 살아도 입주자마다 각각 독립 가구로 봅니다.
입주자가 저마다 따로 자기 생활을 하게, 자기 삶을 살게, 각각 독립 가구로 개별화하여 돕습니다.
한집 한방에 산다고 다른 입주자와 함께 집단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독채나 독방을 쓸 형편이 아니어서 여럿이 한집 한방을 쓸 뿐인데 다른 입주자와 함께 집단으로 움직임은 온당치 않습니다.
얼마쯤 한계가 있지만 저마다 따로 자기 생활을 영위하게, ‘독립생활’ 하게 돕는 겁니다.
시설 주택에 살든 여느 주택에 살든, 여럿이 동거하든 혼자 떨어져 살든, 자립하든 의존하든, 활동보조인 도움을 받든 생활지도원 도움을 받든, 저마다 따로 자기 삶을 사는 것이 독립생활입니다.
이것이야말로 탈시설화의 본질 아닐까요?
탈시설 여부가 사는 곳이나 지원 주체에 달렸다 할 수 있을까요?
탈시설은 단체 생활 탈피, 독립생활 여부에 달렸습니다.
사는 곳이 어떠하든, 지원 기관이나 지원 인력이 어떠하든, 저마다 자기 집에서 자기 삶을 사는, 이것이 탈시설입니다.
월평빌라처럼...
* 이 글은 사회복지정보원 카페에서 '복지요결 ' 2018년 5월 2일 자 글을 발췌하였습니다.